"핵잠 2030년 후반 해군 배치"… 전작권 환수도 신속 추진

서울 서소문 고가 철거중 무너져… 3명 숨지고 3명 부상

정원오 캠프 본부장, 과거 '1000만원 쪼개기 후원' 의혹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인 4명의 명의로 총 1000만원의 후원금을 나눠 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채 의원은 현재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종합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특정인이 타인 명의를 이용해 후원금을 분산 납부할 경우 '쪼개기 후원'에 해당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건축업자 김병준 씨는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서울 영등포갑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채 의원 후원회 계좌에 지인 4명의 명의로 각각 250만원씩 총 1000만원을 입금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계좌는 농협은행 계좌로, 예금주는 '국회의원(예비)후보자채현일후원회'로 기재돼 있었다. 현재도 같은 은행에 '국회의원채현일후원회' 명의 계좌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본지가 확보한 확인서에는 "본인 김병준은 채현일 국회의원(당시 예비후보)에게 후원금 1000만원을 지인 4명에게 쪼개서 250만원씩 입금한 사실이..

법원, 삼성 DX직원 '교섭 중지' 신청 기각…노노갈등 커지나

법원이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이하 채권자)가 지난 15일 초기업노조(이하 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채무자의 교섭요구안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주장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단체교섭 안건을 선정한 뒤 조합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자체 교섭요구안을 공동교섭단 대표 노동조합에 제출한 후 회의를 거쳐 교섭요구안을 확정했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경위에 비춰볼 때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소속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의견 수렴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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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동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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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계획의 17%"…현대차 미래 갉아먹는 '3.1兆 청구서'

현대자동차 노사 협상이 올해 산업계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된 '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란이 자동차 업계로 확산되면서다.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를 통해 사실상 이익 분배의 선례를 남기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역시 한층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에서 제6차 교섭을 진행했다. 미래 산업 대비 고용안정·완전 월급제·상여금 등이 논의됐지만, 노사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상견례를 한 현대차 노사는 한 달째 협상을 이어가..

'200만 닉스' 찍은 SK하이닉스, 시총 1조달러 클럽 눈앞

SK하이닉스가 주가 200만원을 넘기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했던 기업가치 1조 달러(26일 환율기준 1503조원) 목전에 다다랐다.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462조 46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께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시총을 오는 2030년 700조원, 장기적으로는 2000조원으로 목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언 당시 회사의 최고주가는 30만원, 시총 210조원 수준이었기에 시총 700조원은 꽤 급진적 목표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최 회장의 과감한 예상을 뛰어넘어 2030년..

최임위로 번진 삼전 성과급 후폭풍…노사 힘겨루기 본격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과 도급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를 안고 본격화했다. 노동계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노동시장 양극화의 상징으로 꺼내 들며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고, 경영계는 반도체 호황과 달리 중소기업·소상공인은 한계에 몰렸다며 지불능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지난 1차 전원회의에서 권순원 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퇴장했던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도 복귀했다. 민주노총은 권 위원장이..

훨훨나는 AI·반도체, 수익압박 정유·철강… "韓산업 양극화"

재베트남 대한체육회, 카지노 회원카드 발급 유도 논란

저녁장사 많은 자영업 숨통 트이나…전기요금 선택권 확대

BTS, 5년만에 완전체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두번째 대상

"가장 공격적인 쇼케이스"…캐나다 해군, 韓잠수함에 찬사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 부두에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이 닻을 내린 24일(현지시간), 부두 주변 풍경은 여느 함정 입항과 달랐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이 장면을 "한국이 가장 공격적이고 화려한 방식으로 자국 잠수함을 쇼케이스하고 있다"고 평했다. 배경은 단순하다. 캐나다 차기 초계잠수함 사업(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의 최종 결정이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026년 2분기 말, 즉 6월 말까지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경쟁 상대는 독일 티센크루프(TKMS)의 212CD 잠수함이다. 한화오션의 KSS-Ⅲ와 TKMS의 212CD, 두 기종 모두 캐나다 해군의 기술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정이 이미 나와 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산업 혜택과 납기, 그리고 외교적 신뢰다. ◇ CBC "잠수함 한 척을 직접 몰고 온 것"…가장 강렬한 실물 외교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24일..

헌재 "보행자 횡단보도 잠시 벗어나도…운전자 일시 정지"

5월인데 펄펄 끓는 유럽…英, 79년 만에 최고 기온 경신

野 "김용범 '3高 성공비용' 발언, 국민 고통 외면한 말장난"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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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포집 넘어 ‘CCUS 생태계’ 만들 때다

‘혐오 논란’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파국적 위기 부른 ‘노란봉투법·개정 상법’부터 고쳐야

전쟁과 외교, 정치인의 말은 동맹 신뢰도 흔든다

아투TV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특집

전과자도, 기소 중에도 출마… 의원 문턱 높여야

취재 포커스

“3차 병원 가려면 5시간”…전국 48곳 의료·법률 사각지대

2018년 동계올림픽 이후 평창은 전국민에게 익숙한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 평창 미탄면까지 번듯하게 뚫린 아스팔트 도로는 올림픽 도시의 위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는 철저한 '착시'다. 평창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응급의료취약지(권역 응급의료센터까지 1시간, 지역 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안에 이동하지 못하는 인구가 30% 이상인 지역)'다. 동시에 대한변호사협회가 조사한 '변호사 없는 지역'에도 해당한다. 대한민국이 낳은 '사통팔달의 오지'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의사와 변호사가 모두 없는 지역은 48곳에 이른다(5월 12일자 <[단독]의사도 변호사도 없는 지역 '48곳'…국가 존속 위협하는 지방 소멸 '악순환의 고리'> 기사 참조). <편집자주>아시아투데이는 무의(無醫)·무변(無辯) 지역 주민들이 겪는 신체적·사회적 안전망 부재의 실태를 조명하기 위해 실제 주민들의 경로를 토대로 평창 미탄면에서 가까운 상급종합병원과 법률사무소를 직접 찾아가 봤다. 주민 대부분인 노인들의 상황을 대입하기 위해 스마트폰 지도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3차 병원까지 가는 데 111㎞, 변호사를 찾아 가는 데 23㎞를 이동해야 했다. 서울시민의 경우 평균 2.8㎞ 이내에 대형 병원이 위치한다. 법률사무소 역시 멀어야 10㎞ 안팎에 있다. 인구소멸 지역 주민들의 현실은 지도에 적힌 거리보다 더욱 멀고 험난했다. '골든타임'을 무색하게 만드는 긴 고행길은 주민들이 해결보다 인내를 택하는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는 비단 평창만의 문제가 아니다. 2026년 대한민국이 처한 지방 소멸, '우리 동네'의 오늘이자 내일이다.◇3차 병원까지 '5시간' 걸렸지만…불 꺼진 원무과 창구제9회 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 평창을 비롯한 전국이 확성기 소리로 들썩이기 시작했지만, 미탄 보건지소 앞은 적막만이 가득했다. 인근에서 유일한 의료 시설임에도 불은 모두 꺼져있었다. 굳게 닫힌 보건소 한편엔 '매주 월·화 진료'라는 작은 현수막만 붙어있었다. 이마저도 공휴일은 예외다. '공중보건의 배치 감소로 상시 진료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오늘날 무의 지역이란 단순히 의료기관이 없는 곳이 아니라 '공중보건의' 감소와 '대중교통' 붕괴로 인해 주민이 제때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지역을 뜻한다.때마침 앞을 지나던 한 마을 주민은 "월요일은 외과, 화요일은 한의과 의사가 오지만 나머지 요일엔 아무도 안 온다"며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 줬다. 큰 병원은 어떻게 가냐고 묻자 "강릉이나 원주로 나가야 한다. 버스를 타고 한참 가야 하는데 시간 맞추기도 힘들어 쉽지 않다"며 손으로 가는 길을 그려 보였다. 자가용이 있거나 자식의 도움을 받을 경우 그나마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 혼자 사는 노인들은 꼼짝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4~5시간을 가야 한다고 했다. "병원에 가고 싶어도 너무 멀어 살 수가 없다"며 돌아서는 노인의 얼굴에선 생활의 불편을 넘어 생존에 대한 근심이 느껴졌다.#13:00 미탄면 버스정류장미탄면에서 평창 읍내로 나가는 버스는 하루 6대뿐이다. 제때 버스를 타지 못하면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2~3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발걸음이 빠르지 않은 노인들은 혹시라도 병원에 가지 못할까 적어도 30분 이상은 일찍 집을 나선다고 했다. 면 외곽에 자리 잡은 마하리, 율치리 주민들의 경우 이른 아침 버스를 놓치면 마을을 벗어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주 2회 보건소 진료 역시 시간을 놓쳐 허탕 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랜 시간 딱딱한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자 지루함과 근육통이 동시에 밀려왔다. 평창행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A씨는 "버스 한 번 놓치면 하루 계획이 다 틀어진다"며 "예전엔 배차 간격이 이렇게 길지 않았다.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젊은이도 많이 줄어 노선이 사라졌다"고 했다. 인구 감소가 남은 이들에 대한 소외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줄어든 인구는 인프라를 감소시켰고, 이는 다시 인구를 줄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14:35 평창터미널"강릉 가는 건 없어요." 평창터미널 직원의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미탄 정류장에서 1시간 16분을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내린 직후였다. 직원은 "원주행도 오후 6시 넘어야 온다"고 덧붙였다. 고향 땅에 몸을 맡길 대형 병원 하나가 없어 타지로 발길을 옮겨야 하는 주민들에게 강릉과 원주행 버스를 탈 수 없다는 말은 '병원에 갈 수 없다'는 선고와 같았다. 평창의 동쪽으로는 강릉아산병원이, 서쪽으로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이다. 평창은 다른 인구 소멸 지역에 비해 체계적인 의료 시스템을 갖춘 편이다. 지역 보건의료원과 일부 의원이 기본적인 1차 진료를 지탱하고 있으며, 응급 처치와 독거 노인에 대한 비대면 건강 체크도 이뤄진다. 그러나 상태가 위독하거나 정밀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은 결국 2·3차 병원을 찾아 행정구역을 넘어가야 한다. 갈 길을 잃은 기자에게 한 승객은 '장평'을 통해 강릉으로 가는 길을 설명해 줬다. 평창 북부에 위치해 타 지역과의 경유지 역할을 하는 장평에 가면 강릉행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서울보다 2.4배 넓은 평창을 남북으로 이동하는 코스. 주민들에겐 쉬운 길조차 허락되지 않았다.#14:57 311번 마을버스 장평터미널까지는 버스 정류장 29개를 거쳐야 했다. 5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작은 마을과 산길로 이어진 도로는 덜컹거리고 투박했다. 방지턱을 넘을 땐 울렁거림마저 느껴졌다. 주민들이 홀로 대형병원으로 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버스와 버스를 갈아타며 온몸으로 대관령 굽잇길의 진동을 견뎌내는 것뿐이었다.높은 산길을 넘고 나서야 마침내 장평터미널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 3시 30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지만 큰 병원으로 가기 위한 여정은 이제 '절반' 와 있었다.#15:43 장평터미널·16:30 강릉행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나서도 곧바로 강릉으로 떠날 수 없었다. 가장 빠른 버스는 40분 후에야 출발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반강제적으로 얻은 숨 돌릴 틈은 도착 시간이 더욱 지체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강릉으로 가기 위해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은 비와 안개로 가득했다. 대관령을 넘는 동안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안개까지 짙게 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 버스 안은 이내 고요해졌다.#17:38 강릉터미널1시간 넘게 빗길을 달리고, 터미널 두 곳을 더 들르고 나서야 버스는 강릉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러나 병원까지는 시내버스 2개, 18개 정거장을 더 거치고 나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18:36 강릉아산병원미탄면 버스정류장의 낡은 벤치에 들어선 지 꼬박 5시간 36분.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며 마침내 도달한 대형병원의 로비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원무과 창구는 이미 불이 꺼진 채 굳게 닫힌 뒤였다. 사투에 가까운 이동 끝에 마주한 결론은 결국, 출발지에서 목격한 '의료 공백'의 복사판이었다.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차를 놓친 적도, 타야 할 차를 흘려보낸 적도 없었다. 출발할 때부터 당일 진료는 불가능했던 셈이다.시내버스 정류장 52곳, 시외버스 경유지 3곳을 거치는 지난한 코스는 20대 기자도 감당하기 벅찬 과정이었다. 당장 치료가 시급한 고령의 주민들에게 이러한 이동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태로운 질주나 다름없었다. 병원의 불 꺼진 로비는 미탄면 주민들이 왜 병원 대신 '참는 법'에 익숙해졌는지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변호사 만나려면 '3시간'…돌아올 차편 끊겨 '1박 2일' 원정길"법률 사무소가 있는 영월에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가요."미탄면 노인회장 김성기씨(75)는 '법률 서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생 미탄면에서 살아온 그는 법률 사무소를 한 차례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귀농한 사람들이나 이용하지 우리 같은 사람이 변호사를 만날 생각이나 하겠냐"고 되물었다. 그에게 변호사란 도시인의 전유물일 뿐 국민 누구나 정당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었다. 변호사를 찾아가야 하는 물리적 거리는 주민들의 심리적 거리까지 벌려놓고 있었다.지난해 평창 '마을 변호사'로 활동한 이동규 변호사는 "농지 문제나 공사대금, 하자 분쟁, 통행로 방해 문제 같은 생활형 민원이 많다"며 "대부분 전화로 상담을 하고 간혹 대면 상담을 하러 오는 주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소멸시효'가 이미 지난 건도 종종 접수된다고 했다. 인근에 법률 사무소가 없어 주민들이 제때 상담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을 변호사는 변호사를 접하기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이들은 주로 인접 도시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전화로 상담을 제공한다. 하지만 귀가 어둡고 서류 검토가 필수적인 고령의 주민들에게 '전화 상담'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씨 하나, 도장 하나를 직접 보여주며 억울함을 풀려면 결국 주민들이 직접 몸을 움직여 변호사가 있는 도시로 나갈 수밖에 없다.미탄면에서 가장 가까운 법률사무소 가운데 한 곳은 충북 제천에 있다. 도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두 지역을 오가던 시외버스 노선은 수년 전 이용객 감소를 이유로 폐지됐다. 이젠 마을버스를 두세 번씩 갈아타야 한다.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강행군이다.결국 주민들은 영월로 향한다. 미탄면에서 영월까지는 농어촌버스를 타고 1시간 넘게 가야 하는데, 하루 노선이 5대밖에 다니지 않는다. 버스를 갈아탈 필요는 없지만 한정된 버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주민들에겐 법률사무소를 찾아가는 길 자체가 작은 원정이다.#13:00 미탄 버스정류장정류장에 도착하기 30여분 전 영월행 버스 한 대가 떠났다. 정류장에 붙은 운행시간표에는 다음 버스 도착까지 2시간이 걸린다고 적혀 있었다. 시간표에 적힌 대중교통 업체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대부분의 변호사 사무실이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만큼 다음 버스가 늦어지거나 타지 못하면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15:05 78번 버스오후 3시가 넘어서야 마침내 영월행 버스가 도착했다. 승객은 아무도 없었다. 운전기사 A씨는 "하루 이용객이 100명도 안 될 것"이라며 "병원이나 장을 보러 나가는 주민들이 대다수"라고 했다. 주민들은 '생존'과 직결된 필수 행위에만 제한된 이동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었다. 법률 상담처럼 일상적이지 않은 일로 험한 길을 나서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승객이라고는 기자 한 명뿐인 버스는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달렸다. 동네 하나를 지나는 동안 마주친 건 갓길에 주차된 덤프트럭들과 승용차 2~3대뿐이었다. 급커브와 오르막이 반복된 버스 안에서 서 있는 것은 불가능했다. 앉은 자세에서도 길의 굴곡에 따라 몸이 이리저리 쏠려 손잡이를 꽉 붙들어야만 했다.한참 비탈길을 오르자 '여기는 해발 300m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표지판을 지나친 뒤에도 버스는 끊임없이 산길을 올랐다. 버스가 가는 길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외진 구간이었다.#15:50 영월 읍내영월에 진입하자 비로소 건물과 사람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수십명의 인파가 눈에 들어왔다. 교차로에서는 각 당 후보가 한데 모여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었다. 법률사무소를 찾아 아무도 없는 산길을 넘어온 장면과 대비되는, 활발한 모습이었다.#15:56 춘천지법 영월지원 인근 법률사무소법률사무소 근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54분이었다. 2분 정도 길을 걸으니 곳곳에 법률사무소 간판이 보였다. 오후 1시 미탄면 버스 정류장 도착한 뒤 법률사무소에 오기까지 2시간 56분이 소요됐다.법률 상담은 평균 30분 정도가 걸린다. 30분을 위해 1시간을 달려왔고, 1시간을 달리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렸다. 긴 시간을 대기하고 험한 도로를 달리며 몸은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서울 어느 곳이든 30분이면 갈 수 있는 법률사무소에 가기 위해 누군가는 하루 온종일을 소모해야 했다. 돌아갈 방법도 없었다. 미탄면으로 돌아가는 막차 시간까지 불과 20분 남아있었다. 하룻밤을 꼬박 보내야 한다는 의미였다. 30분 남짓한 법률 상담을 받기 위해 산골 주민들은 이틀 치 삶을 통째로 저당 잡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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